한복선식문화연구원 한복선 원장
“한식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큰 문화다”
한식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반상차림
한식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그려지는 그림은 격식에 맞춰 정갈하게 잘 차린 반상이다. 갓 지은 따뜻한 밥, 따끈한 국, 감칠맛 나는 김치, 짭짤한 젓갈, 보글보글 끓는 찌개, 고소한 나물 등 반상차림 하나면 한식의 매력을 모두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모든 음식이 한 상에 동시에 놓인 반상은 개인의 구미를 존중하는 상차림이다.
한식의 기본은 정성에서 시작된다. 기본이 되는 밥부터 반찬까지 정성 없이는 만들기 힘든 것이 한식. 한식이 몸에 이로운 것도 이 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한식은 한 그릇 안에 기와 성질이 다른 고기, 생선, 채소 그리고 양념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음양이 모두 갖추어진 건강음식이다. 비빔밥 한 그릇에도 파란 오이, 노란 당근과 황포묵, 검은 석이버섯이 들어가 색의 조화를 이루고, 고사리나물에도 붉은 실고추 가닥을 얹어 내는 등 음식 안에는 작은 우주를 표현한 조상의 지혜가 숨겨져 있다. 그중 손꼽히는 음식이 바로 김치로 오색과 오미를 갖춘 오행식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 ▲ (우) 약고추장, 궁중비빔밥
한복선 원장의 고추장요리
약고추장
●재료 고추장 2컵, 다진 쇠고기(우둔살) 100g, 물 3큰술, 통꿀·설탕·참기름 2큰술씩, 잣 1/2컵, 고기양념(간장·다진 파 1큰술씩, 설탕 1/2큰술, 참기름·다진 마늘 1작은술, 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다져서 양념한 다음 팬에 국물 없이 볶아 곱게 다진다. 2 코팅된 냄비에 고추장, 물, 볶은 고기, 통잣, 설탕을 넣고 저으면서 잣이 빨갛게 물들 때까지 볶는다. 3 윤기나게 조려지면 꿀, 참기름을 넣고 조금 더 볶아 뚝뚝 떨어지는 농도가 되면 불을 끈다.
궁중비빔밥
●재료 밥 4공기, 쇠고기 200g, 표고버섯 4개, 삼색나물·생선전·튀각·참기름·소금·황백지단채·식용유 적당량씩, 고기양념(간장 3큰술, 다진 파 2큰술, 설탕 1큰술 반, 참기름·깨소금 1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채썰고, 표고는 불린 뒤 기둥을 떼고 채썬다. 고기양념장을 반으로 나눈 뒤 쇠고기와 표고버섯에 각각 넣어 고루 양념한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는다. 2 삼색나물, 튀각, 생선전을 준비한다. 3 그릇에 밥, 삼색나물, 튀각, 생선전을 넣고 약고추장을 취향에 따라 넣는다.
한복선 원장은 전통음식의 원형 재현에 한평생을 바친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황혜성 선생의 차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레 한식을 접하게 되었고, 한식을 전파하고 알리는 길에 들어섰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이수자이기도 하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
“한식은 몸에 좋은 건강식이다”
웰빙 트렌드에 맞는 건강한 한식
최근 한식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한식을 영양 균형을 두루 갖춘 모범식으로 평가했고, 미국의 웰빙 잡지 ‘healthy’에서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우리의 ‘김치’를 선정된 바 있다. 전 세계인이 ‘웰빙’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건강한 먹을거리이자 슬로 푸드의 대표주자인 한국의 전통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윤숙자 소장이 꼽은 한식의 매력도 그 자체만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건강식’이라는 점. 예로부터 한식은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음식이 곧 약’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해서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이는 형태는 영양적으로도 매우 우수하고 과학적이어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한때 위암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 그녀는 콩을 재료로 한 청국장과 조림 등 소박한 밥상으로 병을 다스린 경험도 있다. 몸소 겪고 보니 기름지지 않고 소박한 한식이야말로 건강 음식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시키는 한식을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사로잡는 음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윤 소장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윤숙자 소장의 고추장요리
고추장북어구이
●재료 북어포 1마리, 참기름 약간, 구이양념(고추장 2큰술, 다진 파·마늘 1큰술씩, 간장·청주 1/2큰술씩, 다진 생강·깨소금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 북어포는 머리와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물에 불려둔다. 2 불린 북어는 껍질 쪽에 칼집을 여러 번 넣고 양 가장자리에 2cm 폭으로 짧은 칼집을 넣는다. 3 볼에 분량의 구이양념을 넣고 고루 섞는다. 4 손질한 북어포 표면에 참기름을 발라 석쇠에서 애벌구이한다. 5 북어포에 구이양념을 골고루 발라 타지 않게 굽는다.
우리 조상들이 쌓아온 오랜 경험과 지혜의 산물인 전통음식을 연구·교육·전시·보급하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윤숙자 소장은 ‘한식 외교관’이다. UN본부에서 열린 한국음식축제, 독일 퀼른 식품박람회, 도쿄 식품박람회, 남북정상회담만찬, APEC만찬 등에 참여해 한식 요리를 시연·강연하면서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메이필드호텔 봉래헌 이금희 조리장
“한식은 건강을 지켜주는 나침반이다”
섬세한 손맛이 필요한 한식 반찬
한식 상차림에 꼭 필요한 찬들은 손맛이 필요하다고 이금희 조리장은 말한다. 어릴 때부터 엄마 옆에서 잔심부름을 하면서 키운 눈썰미도 한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같은 나물이라도 남자 조리사가 무치는 것과 여자 조리사가 무친 것은 맛이 다르다. 그만큼 한식의 조리법은 섬세하기 때문이다. 근력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양식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에게 훨씬 유리한 요리. 반면 한식 요리나 찬은 여자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할 수 있어 다른 분야보다 여자 조리사들이 많은 편이다.
한식 요리에서 조리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식재료다. 정통 한식은 강한 양념보다는 재료 본래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싱싱한 것 외에도 잔류 농약 유무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오죽하면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좋은 식재료에 대한 욕심과 정성 그리고 사명감마저 필요하다고 말할까. 그녀의 말에서 식재료가 한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손맛과 정성, 훌륭한 식재료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한식은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일 수밖에 없다.
이금희 조리장의 고추장 요리
꽃게감정
●재료 꽃게 2마리, 무 150g, 물 2컵, 숙주 50g, 고추장 45g, 다진 쇠고기·두부 30g씩, 호박 1/2개, 고추 2개, 대파 1대, 달걀 1개, 된장 15g, 다진 마늘 10g, 생강 5g, 기름 약간
●만드는 법 1 게는 깨끗이 씻어 딱지를 뗀 뒤 딱지 안의 것을 긁어모으고 몸통의 살도 발라서 모아둔다. 2 냄비에 ①의 게 몸통과 다리를 넣고 물, 생강, 마늘을 넣어 얼마간 끓이다 체에 걸러 국물만 따로 받아낸다. 3 냄비에 ②의 육수를 넣고 고추장과 된장을 푼다. 4 두부는 으깨고 숙주는 데쳐 썬다. 다진 쇠고기와 게살은 섞어서 물기를 제거한 게딱지 안에 채워 넣은 다음 밀가루와 달걀물에 묻혀 기름을 살짝 두르고 프라이팬에 지진다. 5 무는 나박 썰고 고추와 대파는 어슷 썬다. 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썬다. 6 ③의 육수에 무를 넣고 끓이다 게, 호박, 다진 마늘을 넣고 조금 더 끓이다 대파, 고추를 넣고 불을 끈다.
최근 특급호텔에서 한정식당이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한정식의 맥을 유지하며 성실하게 주방을 이끌고 있는 한식당 봉래헌의 이금희 조리장. 양식으로 요리를 시작했지만 힘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양식 요리에 비해 섬세한 손맛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안 뒤로 한식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매일 잔치를 한다는 기분으로 벌써 20여 년간 한식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맛 잇는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시원, 임금님만 보시던 맛이로구나 (0) | 2009.12.28 |
---|---|
과학적이고 건강한 음식 한식의 매력 (0) | 2009.12.23 |
한식으로 차린 손님 초대상 (0) | 2009.12.23 |
프랑스 달팽이 요리 (0) | 2009.12.22 |
낙지연포탕 (0) | 2009.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