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총각이 밭에서 일을 하다가 "이 농사를 지어 누구랑 먹고 살아." 하자,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살아."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다시 말하자, 대답도 역시 같았다. 총각이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우렁이 하나가 나왔다. 우렁이를 집에 가져와 물독 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 뒤부터는 매일 들에 갔다 오면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이상히 생각한 총각이 하루는 숨어서 살펴보았더니, 우렁이 속에서 예쁜 처녀가 나와서 밥을 지어 놓고는 도로 들어갔다. 총각이 처녀에게 같이 살자고 하자, 처녀는 아직 같이 살 때가 안 되었으니 좀더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총각은 억지로 함께 살았다. 하루는 우렁각시가 들일을 나갔는데, 지나가던 관리가 보고는 자기 처로 삼으려고 데려오게 하였다.
우렁각시는 자기를 데리러 온 관리의 하인에게 반지, 비녀, 옷고름, 겉옷을 차례로 내주면서 이것밖에 없더라고 말해 달라고 하였으나, 끝내 관리에게 붙잡혀 가게 되었다.
이를 안 총각은 애를 태우다가 마침내 죽어서 파랑새(靑鳥)가 되고, 우렁각시도 죽어 참빗이 되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