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와 제테크

주요 경제지표, 일제히 "환율하락 불가피" 시사

dunia 2008. 6. 2. 18:04

주요 경제지표, 일제히 "환율하락 불가피" 시사

수출 사상최대, 무역수지 개선, 인플레 활개, 내수부진 심화


"물가와 민생안정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환율이 유일한 수단"

 

 

입력 : 2008.06.02 16:40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실질 국민총소득(GNI) 5년래 최대폭 감소` `수출 사상최대 기록에 힘입은 무역수지 6개월만에 흑자전환` `물가 7년래 최대폭 상승`

올들어 경상수지 적자에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상승 기대심리가 팽배했던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 외환당국의 정책 수정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거시경제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환율 하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내수는 부진했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에 국내총생산은 당초 예상보다 늘었고, 무역수지가 예상과 달리 흑자전환하면서 달러 수급상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외환당국의 고환율 정책을 수정하게끔 만든 물가지표도 예상밖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환율 낮추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수출호조·내수부진..무역수지는 `호조`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전분기에 비해 1.2% 감소,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유가 상승 등으로 실제 국민에게 돌아오는 소득은 줄었다는 의미.

정영택 한국은행 국민소득팀장은 2일 "국민경제의 실질 대외구매력이 줄면서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은 계속 좋은데 실질 국민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는 줄어들 것이고 내수 부진을 겪으면서 경상수지나 무역수지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생각보다 안 나오는 것은 기름값이 오르면서 허리띠를 졸라메서 소비를 안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사실 경제가 안 좋다는 점에서는 환율 상승요인이지만, 환율은 수급쪽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수출쪽을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둔화되면 달러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역수지 흑자전환..'지속' 기대

이같은 수출호조는 무역수지에서 나타났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무역수지는 적자를 이어갔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6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과거 수주받았던 선박을 인도하는 시점이 속속 도래하면서 무역수지 개선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전환한 것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선박수출 덕이었다.

전승지 애널리스트는 "과거 조선업종이 호조를 보였던 2005년말부터 2007년까지 수주했던 선박 인도시점이 시작됐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무역수지 통계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역시 하반기 유가가 하향안정화되면 균형수준까지 소폭의 흑자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C제일은행 전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호황을 보인 선박 수출과 반도체 경기 호전으로 무역수지 악화 우려는 당초 시장 예상수준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향후 흑자반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상수지 적자국면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를 제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 물가 앙등..`환율 더 낮출 수 밖에`

이날 발표된 물가지표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6개월째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약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환율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물가도 중요한 고려요소"라며 고환율 정책을 수정한 외환당국의 의지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김태완 차장은 "당국의 스탠스 변화는 명확해졌지만 현재 환율 수준은 더이상 악화를 막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물가와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더 효과적인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환율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2일 오후 4시27분에 이데일리 유료서비스인 `마켓 프리미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출처] 주요 경제지표, 일제히 "환율하락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