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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작된 달러 자금 부족은 경상수지 적자로 연결되면서 물가불안, 해외 투자 지연 등으로 파급되고 있다.
달러를 구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고 기업들은 달러 대출을 받지 못해 해외 투자가 지연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금융시장 경색에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경상수지 적자 기조로 한국 경제계 전반에 ‘달러난’이 계속되고 있고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가 부족한 이유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외국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자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달러화 공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역송금하고 있는 것도 달러난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5908억원을,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일까지 17조446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승건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 팀장은 “한국의 경제펀더멘털에 문제는 없지만 외국인들은 전세계적으로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이 완전 개방된 한국에 대한 위험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말레이시아보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생 후 높았다는 게 방증”이라고 말했다.
원화값 고평가, 여행수지 적자 확대 등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달러 자금경색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수입액 결제를 위한 달러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올 들어 3월까지 누적 적자규모는 51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억60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면서 물가상승 압력과 내수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은행에서 외환보유고를 통한 달러화 공급 확대를 요청한 적도 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기 힘든 선택”이라며 “대출자산을 기초로 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과 해외 지점을 통한 달러 자금 조달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