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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이든 특기든 한우물 팠더니 합격하더라

dunia 2009. 11. 2. 14:15

논술이든 특기든 한우물 팠더니 합격하더라

입력 : 2009.08.25 16:15 / 수정 : 2009.08.25 16:47

2009 수시 합격생 4인의 조언

2010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이 9월 9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다.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 이상을 뽑는 이번 수시는 내신을 기본으로 입학사정관제와 논술이 당락을 가르는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우수한 성적으로 수시에 합격한 선배들은 어떤 입시전략을 세웠을까? 입학사정관제와 논술 중심 전형에 당당히 합격한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어봤다.

 
(좌)김민주양 (우)최수연양 / 사진=허재성 기자 heohoto@chosun.com
최수연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1학년

 
최수연(20)양은 성균관대 수시모집 논술전형으로 합격했다. 지난 입시에서 대학들에 원서를 쓸 때 역시 논술전형만 노렸다. 특별한 지원자격이 없고 상대적으로 선발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지망대학들의 기출문제만 모아 문제유형, 주제 분야 등을 집중탐구하며 논술에 대비 했다. 최양은 "어려운 고전을 읽기보다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는 먼저 제시문을 읽으면서 대립, 유사, 포함, 사례 등 제시문 간의 관계를 파악했다. 또 각 제시문에서 '키 포인트'라고 할 만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고, 답안 작성 시 반드시 그 단어를 사용했다. "핵심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했음을 채점위원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답안은 두괄식 또는 양괄식으로 쓰는 훈련을 했다.

배경지식은 교과서로 쌓았다. 특히 경제, 사회문화, 근현대사 교과서가 큰 도움이 됐다. 교과서에 나온 주요 단어와 사례를 충실히 익혔다. 실제 논술에서도 경제교과서 내용이 출제돼 효과를 톡톡히 봤다.

TV 다큐멘터리도 효과적이었다. 최양은 "다큐멘터리는 뛰어난 전문가들이 몇 달에 걸쳐 만든 매우 훌륭한 교재"라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치혁신' '발상의 전환' 등 새로운 용어를 익히고, 방송 중 나오는 좋은 말도 따로 적어뒀다.

논술시험을 앞두고 걱정거리 중 하나는 '악필인 글씨'였다. 최양은 고심 끝에 문방구에서 가장 두껍고 진한 샤프심을 샀다. 그리고 채점위원들이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크고 진하게 또박또박 썼다. 시간에 쫓기면 글씨도 엉망이 되기 때문에 시간 관리에 무척 신경을 썼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문제 별로 예상시간부터 정했어요. 기출문제로 공부하면서 유형에 따라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대략 파악해뒀죠. 제 경우엔 답안을 생각하는 시간, 쓰는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정했어요."

학교 홍보도우미로 활동하는 최양은 "수려한 글솜씨보다 제시문을 정확히 분석하고 논제에 충실한 답안을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용 건국대 정치학부 1학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건국대 정치학부 1학년 김태용군의 대입 성공 비결이다. 김군은 탁월한 리더십과 관심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리더십 전형)을 뚫었다.

김군은 어릴 때부터 정치와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부동산 정책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초등학교 때 외톨이가 된 기억 때문이다. 그는 "더 나은 주거·교육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해 죽마고우들이 하나씩 이사 가더라"며 "서울에서 강을 사이에 둔 두 지역의 환경이 천양지차인 것에 충격받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다른 친구들이 공부에만 매달릴 때 김군은 학생회, 봉사활동에도 눈을 돌렸다. 책상머리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학생회장에 도전했습니다. 친구, 후배들과 학생회를 개편하면서 '학교 역시 사회의 일부'임을 알았어요. 리더는 실천하는 봉사자가 돼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학생회 활동이 만만치 않았지만, 직접 봉사활동 하는 것뿐 아니라, 학우들에게 봉사활동 정보도 제공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편지쓰기 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받았다.

"고등학생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솔직하게 썼어요. 정치인 한 사람의 이익에 집착하기보다 국민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해달라고 말이죠."

다양한 특별활동을 경험한 김군이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스펙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철저히 준비했다. 주요 대학의 입학 전형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았고,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자신의 장점이 부각될 지 분석했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 합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카드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내신관리도 철저히 했어요. 특별활동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관리하는 학생이라는 점을 어필했죠. 또 자기소개서에 실적사항을 '열거'하기 보다 '왜 특별활동에 매진했는지'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 '이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좌)김태용군 (우) 김진희양 / 사진=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대회·동아리 활동… 로봇에 대한 열정 보여줘"
김진희 중앙대 전자전기학과 1학년

 

"고등학교 3년간 학생기록부를 보면 장래희망이 '로봇 프로그래머'로 적혀 있어요. 대외활동도 장래희망과 모두 연관된 것을 했지요.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일관되게 준비했던 것이 적중했던 것 같아요."

올해 수시 1학기 다빈치형 인재전형으로 중앙대 신입생이 된 김진희(19·안산 동산고 졸)양은 3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김양의 대외 활동은 모두 레고 로봇 동아리와 연관돼 있다. 평소 만드는 것을 좋아해 무심코 가입했던 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김양의 얘기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활동을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꼈어요. 그 동안 감춰져 있던 저의 재능이 발견되는 것 같았죠. 앞뒤 가리지 않고 로봇에 매달렸어요. 로봇 삼매경에 빠질 수록 전자전기학과를 가야겠다는 진로가 확실해졌어요."

2년간 활동하면서 유수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교내 대회를 섭렵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8월에는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틈틈이 동아리 회원들과 과학 축전에 참가하는 등 이공계 분야 관련 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대회 준비를 하고, 현장에 나갔던 모든 순간들을 꼼꼼히 정리했어요. 노력의 흔적을 추억하기 위해 했던 행동인데 나중에는 나만의 멋진 포트폴리오가 됐어요."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학기 중에는 학교 일정에 맞춰 내신 공부를 했고, 방학 때는 모의고사 준비에 주력했다. 하지만 비평준화 지역 고교였기에 등수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과목 간의 편차도 심했다. 전형적인 이과체질인 김양은 수학과 과학은 늘 1·2등급이었지만, 언어와 외국어는 3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내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2학년 겨울 방학 때 본격적으로 입시를 생각하면서 내신과 수능만으로는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등학교 내내 공들여 노력한 대외 활동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우선 가고 싶은 대학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해 전형 방법을 훑었다. 그러다 중앙대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지원한 다빈치형 인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기록물, 추천서를 반영해 1차에서 3배수를 뽑은 뒤 면접 점수를 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자기소개서는 일관성을 유지했다. 주어진 모든 질문에 로봇에 대한 열정과 로봇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을 담았다. 추천서는 동아리 담당 교사에게 받았다. 김양은 "무리하게 욕심을 내서 다양한 얘기를 담으려 하기 보다는 로봇 동아리 활동을 일관되게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면접이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원자들보다 내신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에 면접에 최선을 다했다. 김양은 "예상질문을 뽑아 담임선생님과 사전 연습을 철저히 했고, 자기소개서와 연관된 질문만큼은 놓치지 말자고 다짐하며 자기소개서를 보고 또 봤다"며 "면접 당일에는 전자전기학과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를 진실되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같이 합격한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고3때 닥쳐서 대외활동을 하고, 증빙 서류를 준비한 경우가 없어요.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준비한 거죠. 또한 친구들이 이것저것 준비한다고 해서 부화뇌동할 필요도 없어요. 본인의 적성에 맞는 활동을 얼마나 알차게 했느냐가 중요하죠."


"신문 활용·토론하며 논술 감각 키웠어요"
김민주 한양대 영어교육과1학년


 
올해 한양대 영어교육과에 입학한 김민주(19)양은 일반우수자 전형에서 우선선발(내신 20%, 논술 80%)로 합격했다. 평소 논술에 자신 있던 김양이지만 수시모집 논술을 고려하는 후배들에게 논술을 위한 공부는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논술의 기본은 언어영역이에요. 수능 준비도 벅찬데 따로 논술까지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부족하죠."

논술은 언어영역을 공부할 때 배운 것을 기본으로 나오기 때문에 굳이 학습지나 학원을 통해 따로 준비하지 말라는 얘기다.

신문사 기자 출신인 어머니 덕분에 집에는 늘 두 세 종류의 신문이 배달됐다. 온 가족이 아침이면 신문을 읽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신문을 접했다.

"'신문을 읽어라. 사설을 봐라' 그런 말씀은 한 번도 안 하셨어요. 그저 부모님이 읽으니까 곁에서 같이 읽게 됐고 재미있는 면들을 읽다 보니까 신문의 매력에 빠졌죠."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신문을 보기 시작한 김양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곤 했다.

"촛불 시위나 미군 관련 이야기들은 격렬한 토론의 주제가 되기도 했어요. 자연스럽게 정치면과 경제면도 접할 수 있게 된 계기였죠. 영어 공부할 때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듯 토론하며 친구들과 신문을 통해 익혔어요."

토론이 끝나면 중요한 칼럼은 스크랩 하고 중심 내용은 따로 요약해 두었다. 하지만, 김양은 "스크랩과 내용 요약만으로는 논술 다지기가 어렵다"며 "느낀 점을 짧게라도 적는 습관을 들이면 지문의 주제를 찾아내고 논술의 뼈대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도 신문을 보고 스크랩을 한다는 김양은 논술 응급 노하우에 대해서는 "서론, 본론, 결론 뼈대를 만들고 그 뼈대에 중요 단어 하나씩을 넣어서 살을 붙이는 형식으로 만들어 보세요. 또 수능이 끝나면 기출문제와 그 해 모의 논술을 하루 1문제씩 풀어 논술 감각을 키우세요"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