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문제·틀린 문제 다시 보니 1등급이 내 곁에
수능대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가 발표됐다. 김민정(연세대 사회과학계열1)양과 전진응(고려대 경영학과1), 김서광(성균관대 인문학부1)군은 지난해 9월 모의고사 주요과목에서 3등급을 받았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1등급으로 올라서서 명문대 합격을 이뤘다. 이들은 "성적에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로 삼아 노력한 것이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 수리영역전진응군 / 외국어영역 김서광군 / 언어영역 김민정양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언어영역 김민정양
김민정양은 지난해 9월 모의고사 성적을 받고 앞이 깜깜했다. 평소 1등급을 받았던 언어영역이 3등급이 나온 것. 여름방학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했는데 평소보다 형편없는 점수를 받은 것이다. 김양은 "3월과 6월 모의고사에서도 1등급을 받았는데 막상 9월 모의고사에서 3등급을 받자 '여름방학 때 대체 난 무엇을 했는가'라는 자책감만 들고 눈물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좌절만 할 순 없었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왜 성적이 떨어졌는지 스스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여름방학 전후로 달라진 점을 하나씩 깨닫게 됐다.
"여름방학 전에는 수업전 공부를 많이 해서 선생님께 모르는 부분이나 틀린 문제를 많이 질문했었어요. 그런데 여름방학 후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틀린 문제는 그냥 해설지를 보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답을 철저히 분석하지 못한 셈이죠."
잘못된 공부방법을 깨닫게 된 후 공부방식을 확 바꿨다. 모르거나 틀린 문제는 선생님께 많이 질문하고, 오답분석을 철저히 해 완벽히 소화하도록 했다. 또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준히 언어영역을 공부했다. 아침 자습시간에 비문학과 문학 기출문제를 한권씩 정해놓고 매일 한 지문씩 풀었다. 스톱워치로 한 지문당 4분 정도로 시간을 정한 뒤, 다 푼 후에 채점을 하고 오답분석은 물론 문단 정리까지 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실전 문제집을 사서 80분 시간을 맞춰 실전과 같은 연습을 했다.
"9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성적으로 직결된다고 하지만,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예요. 저는 스터디플래너에 '수능일에는 지금의 120%를 발휘할 수 있으니 울지 말자' '자신은 하되 자만은 말자' 등을 써놓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공부했어요. 비록 9월 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3등급을 받았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돼 실제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것 같아요."
수리영역 전진응군
전진응군은 지난해 9월 모의고사 성적을 받고 답답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평소 2~3등급을 맴돌아 골칫거리던 수리 영역에서 또다시 3등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군은 "성적결과를 보고 스스로가 수리 영역에서 최상위에 오르기엔 실력이 많이 부족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먼저 수학 문제를 대하는 자세를 바꿨다. 9월 모의고사 이전에는 하루에 정해 놓은 15~20문제만 풀고 더 이상 풀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에 40~70문제로 양을 늘렸고, 100문제씩 수학문제를 풀기도 했다. 쉬운 문제도 빼놓지 않고 다 풀었다. 전군은 "문제가 쉬울수록 실수를 하기 쉽다. 수능에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질문 량을 대폭 늘렸다. 그 동안에는 질문하는 것을 귀찮게 여기고 자주 하지 않았다. 그러나 9월 이후 선생님이든, 친구든 자신보다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선생님이라고 여기고 모르는 부분을 물었다.
"9월 모의고사 이후 성적을 올리려고 인강이나 학원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러나 아무리 좋은 강의라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수준이 맞지 않다면 오히려 시간낭비가 돼버리잖아요. 그래서 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보단, 질문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식을 택했어요. 제가 질문을 너무 많이 한다며 한 친구가 선생님께 푸념을 할 정도였죠. 결국 이런 노력들 때문에 실제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군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얼마든지 수능이라는 목표에 변수값을 넣을 수 있어요. 9월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포기해버리면 성적이 더 내려갈 변수가, 힘들지만 이 악물고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수 있는 변수가 작용하겠죠. 반대로 성적이 잘 나와서 마음이 느슨해진다면 성적을 내릴 변수를 스스로 만드는 꼴이 되겠죠."
외국어 영역
김서광군은 9월 모의고사 성적을 받고 처음에는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외국어 영역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3등급이었지만, 언어와 수리 영역 점수가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어 영역을 다시 풀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틀린 문제 대부분 자신이 원래 아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군은 "9월 모의고사 문제를 다시 풀어보면서 남들보다 뒤지는 것은 실력이 나빠서가 아니라, 실력을 점수로 연결시키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부해온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됐기 때문에 9월 이후에도 공부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영어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것을 복습하고, 자습할 때는 주어와 동사를 표시하면서 공부했다. 단어를 외우는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특히 수업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능일이 다가올 수록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자습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학습의 효과를 더 크게 올리기 위해서는 수업을 통한 정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선생님은 경험이 많은 분들이시기 때문에 수능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부분을 그 시기에 짚어주시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단어를 외우거나 아무 문제나 풀기보다는, 자주 틀리는 유형에 대한 문제 풀이를 주로 했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문법문제는 3개년간 문법과 어휘문제를 모아놓은 기출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수능을 3일 앞두고 3개년 수능기출문제를 풀었어요. 저는 3일전 06학년도 수능, 2일전 07학년도 수능, 하루전 08학년도 수능문제를 풀었죠. 평소 많이 풀어봤던 문제였기 때문에 답도 다 알고, 익숙해서 문제도 빨리 풀수 있었어요. 수능만의 느낌과 유형을 익히는데 좋을 뿐 아니라, 수능 시험 당일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실제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 1등급을 받는데 이 방법이 큰 도움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