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앙동 '중앙손국수' |
30년 만에 다시 온 손님 "옛 맛 그대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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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가까운 시간, 아직도 손님들이 많다. 점심 때는 줄 서는 집이다. 50여 년 전통의 '중앙손국수'. 구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메밀국수집, 우동집이다. 메밀로 만드는 게 메밀국수, 그런데 '모밀국수'라고 잘못 쓰고 있다. 강명진 사장은 "시아버지께서 메밀로 고쳐 쓰야 하는데…, 그런 말씀을 하신다"라고 했다.
이 집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집. 시아버지 구교한(94) 옹은 일제시대 중앙동의 일식집 주방에서 일하다가 일식집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앞으로는 국수나 우동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1956년 메밀국수와 우동을 내는 '중앙손국수' 집을 개업했다. 시어머니 이윤생(89) 할머니가 참 고생 많이 했다고 한다. '…손국수'인 이유는 일일히 손 반죽을 해서 메밀국수와 우동을 냈기 때문. 지금도 면은 이 식당에서 직접 뽑아내지만 그 과정은 좀 편해졌다. 정말 맛에 정성을 들였던 집이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한 번은 이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갔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점심 때 그 집 면이 맛있더라"며 저녁에 부산시청에서 이 집 면을 다시 시켜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음식 정성을 들이기는 며느리인 지금의 강 사장도 마찬가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지요." 육수를 끓이고 그것을 식히고, 유부초밥을 말아내는 일 등을 한다. 이 집 맛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강 사장이 직접 다 하는 것. "전날 밤에 이것저것 먹으면 안 돼요. 저는 감기가 오는 것이 제일 겁나지요." 감각을 잃어 간을 제대로 못 맞출까봐 그렇다. 십수 년 혹은 20~30년 된 옛 손님이 찾아와 "옛 맛 그대로다"라고 할 적에 제일 기분 좋고 보람을 느낀다, 라고 강 사장은 말했다. 이 집의 메밀국수는 명불허전의 맛이다. 끓인 국물에 물을 타서 희석시키는 게 아니라 끓인 그대로의 육수를 낸다. 그래서 메밀국수 육수의 맛은 깊다. 거기에 약간의 겨자를 풀고 메밀국수를 풀어 먹는 그 맛은 과연 일품이다. 강 사장은 "스님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메밀국수와 우동의 면은 재료도 다르지만 또 다른 것이 있다. 메밀면은 전혀 간을 하지 않지만 우동면은 조금의 소금간을 한다. 그 맨송한 메밀면의 맛에 굴의 시원한 맛을 살린 것이 계절 메뉴인 '메밀굴냄비'(6천500원)다. 메밀면이 심심하면서 구수하고, 아주 부드러웠다. 강 사장은 "해장용으로 좋다"고 했다. 이 집의 유부초밥 김초밥도 아주 깔끔하다. 초밥식으로 말아낸 것이다. 그 깔끔함에 주인장의 음식에 대한 생각, 손맛이 다 들어 있다. 강 사장의 말에서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 같은 것이 느껴졌다. 메밀국수 5천원, 굴냄비우동 4천500원, 새우튀김우동 4천원, 냄비우동 3천500원, 유부우동·오뎅우동·김초밥·유부초밥 각 3천원. 매주 셋째 주 일요일 쉰다. 오전 9시~오후 9시 영업. 중앙동 백산기념관 아래쪽. 051-246-8686. 글·사진=최학림 기자 theos@
오후 2시 가까운 시간, 아직도 손님들이 많다. 점심 때는 줄 서는 집이다. 50여 년 전통의 '중앙손국수'. 구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메밀국수집, 우동집이다. 메밀로 만드는 게 메밀국수, 그런데 '모밀국수'라고 잘못 쓰고 있다. 강명진 사장은 "시아버지께서 메밀로 고쳐 쓰야 하는데…, 그런 말씀을 하신다"라고 했다.
이 집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집. 시아버지 구교한(94) 옹은 일제시대 중앙동의 일식집 주방에서 일하다가 일식집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앞으로는 국수나 우동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1956년 메밀국수와 우동을 내는 '중앙손국수' 집을 개업했다. 시어머니 이윤생(89) 할머니가 참 고생 많이 했다고 한다. '…손국수'인 이유는 일일히 손 반죽을 해서 메밀국수와 우동을 냈기 때문. 지금도 면은 이 식당에서 직접 뽑아내지만 그 과정은 좀 편해졌다. 정말 맛에 정성을 들였던 집이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한 번은 이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갔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점심 때 그 집 면이 맛있더라"며 저녁에 부산시청에서 이 집 면을 다시 시켜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음식 정성을 들이기는 며느리인 지금의 강 사장도 마찬가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지요." 육수를 끓이고 그것을 식히고, 유부초밥을 말아내는 일 등을 한다. 이 집 맛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강 사장이 직접 다 하는 것. "전날 밤에 이것저것 먹으면 안 돼요. 저는 감기가 오는 것이 제일 겁나지요." 감각을 잃어 간을 제대로 못 맞출까봐 그렇다. 십수 년 혹은 20~30년 된 옛 손님이 찾아와 "옛 맛 그대로다"라고 할 적에 제일 기분 좋고 보람을 느낀다, 라고 강 사장은 말했다. 이 집의 메밀국수는 명불허전의 맛이다. 끓인 국물에 물을 타서 희석시키는 게 아니라 끓인 그대로의 육수를 낸다. 그래서 메밀국수 육수의 맛은 깊다. 거기에 약간의 겨자를 풀고 메밀국수를 풀어 먹는 그 맛은 과연 일품이다. 강 사장은 "스님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메밀국수와 우동의 면은 재료도 다르지만 또 다른 것이 있다. 메밀면은 전혀 간을 하지 않지만 우동면은 조금의 소금간을 한다. 그 맨송한 메밀면의 맛에 굴의 시원한 맛을 살린 것이 계절 메뉴인 '메밀굴냄비'(6천500원)다. 메밀면이 심심하면서 구수하고, 아주 부드러웠다. 강 사장은 "해장용으로 좋다"고 했다. 이 집의 유부초밥 김초밥도 아주 깔끔하다. 초밥식으로 말아낸 것이다. 그 깔끔함에 주인장의 음식에 대한 생각, 손맛이 다 들어 있다. 강 사장의 말에서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 같은 것이 느껴졌다. 메밀국수 5천원, 굴냄비우동 4천500원, 새우튀김우동 4천원, 냄비우동 3천500원, 유부우동·오뎅우동·김초밥·유부초밥 각 3천원. 매주 셋째 주 일요일 쉰다. 오전 9시~오후 9시 영업. 중앙동 백산기념관 아래쪽. 051-246-8686. 글·사진=최학림 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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