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금'사과, 점심 '은'사과

건강을 위해 식사 때마다 과일을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하루 중 아무 때나 먹는 것보다 올바른 시간대에 맞춰 먹는 것이 더욱 효과가 좋다.

가을에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 과일이 사과이다. 특히 사과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많이 먹을수록 피부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사과는 먹는 시간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즉 아침에는 '금'사과, 점심에는 '은'사과, 저녁에는 '안 먹느니 만도 못한' 사과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몸의 소화기관들의 기능이 떨어져 있어 아침 식사 후 사과를 먹으면 소화를 도와주고 저하돼 있는 소화기관들의 기능을 증가시켜 준다. 또 '아침 사과'는 포도당을 충분히 공급하여 두뇌활동을 도와주는 작용도 한다.

따라서 평소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것이 좋고, 아침 식사 후 꼭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점심 사과'도 아침보다는 못하지만 소화를 도와주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해 괜찮다.

그러나 저녁 자기 전에 사과를 먹으면 휴식이 필요한 소화기관들이 쉬지 못하고 오히려 장운동의 촉진으로 위산 분비도 증가돼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더라도 얼굴이 붓거나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일어나게 된다. 또 오전보다는 오후로 갈수록 소모되는 에너지가 감소하기 때문에 저녁에 섭취하는 과일의 당질이 몸의 혈당 수치를 높일 수도 있다.

물론 적은 양의 사과로는 큰 관계가 없지만 지속적으로 자기 전에 많은 사과를 먹으면 역류성 식도염과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위의 자극으로 불면증이나 만성피로가 생길 수 있어 되도록 저녁에는 사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사과, 포도, 키위, 파인애플 등도 저녁에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