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한방 모두에서 치료하고 있는 질환의 경우 막상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일반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공부한 경희의료원 통합진료과 류재환 교수가 병원과 한의원 선택 시 궁금증을 풀었다.
Q 한방·양방 동시에 경험해 봤다. 둘 중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한의사는 양방치료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르고, 양의사 역시 한방치료를 명확히 모른 채 서로의 치료법에 무분별한 비판을 한다. 둘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닌 ‘통합진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주류는 양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방의 굳건한 틀 안에 한방이 들어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
Q 양방진료가 한방진료에 비해 나은 점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양의학은 진단에 강하다. 양의학적 진단은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실제적이고 구체화한 정보를 통해 이뤄진다. 그밖에 급성기 통증을 줄이고 균을 죽이는 데에는 양방진료가 한방진료보다 효과가 좋다.
Q 한방진료가 양방진료에 비해 나은 점 한 가지만 꼽는다면?
한의학은 단순히 증상만 개선하고 관련 기관만 치료하는 양의학과 달리 몸 전체를 바꾸는 치료를 하기 때문에 만성병과 생활습관병에 강하다. 그런 맥락에서 한약을 쓰다 보면 환자의 체질 자체가 바뀌어 크게 약을 쓰지 않아도 병을 쉽게 고칠 수 있다.
Q 병원과 한의원 어디부터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 양방치료를 했는데도 치료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이때 한의원으로 가라고 권한다. 한방이 주류라 생각하지 않는다.
Q 한약과 양약, 동시에 먹어도 괜찮은가?
가장 큰 문제는 약의 상호작용이다. 한약과 양약은 같이 써도 무방하지만 한꺼번에 약을 너무 많이 먹으면 간독성이 생길 수 있다. 약의 작용기간, 반감기 등을 잘 따져서 처방한다. 하지만 의사와 한의사는 대부분 상대방의 약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약을 끊으라고 한다. 앞으로 대학병원에도 한의사가, 한방병원에 양의사가 포진되는‘동서의학 통합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수술을 하면 먹던 한약을 끊어도 되는가?
수술 후 증상이 바로 개선되면 한약 먹는 것을 중단해도 되지만 수술 후에도 또다른 증상이 계속되면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양방과 한방,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첫째, 병의 중증도가 경증일 때는 한방치료부터 시작한다. 반대로 중증일 때는 양방치료부터 시작한다. 둘째, 갑자기 증상이 심해지는‘급성기’단계일 때는 양방치료로 일단 증상을 가라앉힌 다음 장기적으로 천천히 한방치료를 병행한다. 셋째, 모든 것에는 중립적 자세가 좋은 것처럼 치료법을 선택할 때에는 너무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는다. 다른 쪽에는 어떤 치료가 있는지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효과도 없는 양방치료 혹은 한방치료에만 목을 매고 있지 않은지 돌아 보자.
/ 취재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양·한방 복수 면허 의사의 병원 이용 가이드
입력 : 2011.09.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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