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활어 vs 선어 vs 냉동
우리나라는 활어을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생선을 그대로 잡아서 먹을 수 있기에 믿을 수 있다는 점이 있겠죠.
일본에서는 선어가 주류입니다.(요즘은 활어 비중도 늘고 있다네요.)
회문화가 오래 되었고, 어시장에서의 생선처리도 선어기준으로 충분히 회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어시장 삼대째'라는 만화를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활어가 모든 면에서 우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도심의 횟집 수족관의 수질에 문제가 많습니다. 거품제거 약을 쓰는 경우도 있구요.
자연산 고기는 수족관에서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극단적인 예로 서울 횟집 수족관에 성질급한 고등어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어린 고등어를 양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심의 횟집에서 장사가 잘 되는 곳이 맛있는 이유는 생선의 순환이 빠르기 때문입니다.(당일분만 판매하는 횟집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제, 통영 쪽에 가면 마트에서 포떠놓은 생선회를 '싱싱회'라고 진공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활어차 운반, 수족관 등의 비용이 빠지니 저렴한 값에 괜찮은 생선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먹어봤는데 나름 맛있더군요.)
시장에서도 선어유통이 활성화되면 좀 더 손쉽게 생선회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활어를 시메(しめ)시킨다고 하는데, 일식집에서 그날 쓸 생선을 잡아서 피를 뽑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뜻합니다. 낚시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생선피를 빼서 맛있는 생선회를 즐기기 위한 방편으로도 씁니다. 어종(돔류)에 따라 피를 잘 빼서 숙성시킨 것이 더 맛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푸른생선은 바로 잡아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냉동은 대표적으로 참치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선어, 심지어 활어 개념의 참치도 있습다만,,, 냉동이 참치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냉동시킨 회가 있는데, 부페에 나오는 회입니다. 일부 활어를 쓰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부페의 돔회는 냉동된 참돔입니다. 활어로 먹어도 무른 편인 참돔을 냉동시킨 후 회로 먹으니 퍼석할 수 밖에 없죠. (최근 가본 부페에서는 비슷한 횟감으로 가물치, 역돔 등 민물회도 쓰더군요...)
산지 가까이나 장사 잘되는 횟집이라면 활어가 가장 매력있으나, 선어도 활어 못지 않은 경우가 있고, 참치 외에는 냉동회는 피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치의 경우 지방이 많은 생선이라 그런지 해동을 잘 하는 경우라면 맛의 손실(?)이 적은 것 같습니다.)
2. 계절별 생선
봄
산란철의 생선은 횟감으로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회가 맛있는 경우는 대부분 기름이 많이 올랐을 때인데, 알을 가득 품은 생선은 기름기가 별로 없어서 맛이 별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봄에 맛있는 생선회는 대표적으로 도다리가 있습니다. 광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눈이 반대쪽에 있죠. 자연산이 대부분입니다.
노래미류도 봄이 제철입니다.
여름
수온이 높은 시기의 생선회는 무른 편이라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농어(서해안은 점농어)가 여름에 맛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여름에만 조금 잡히는 솔치라는 생선이 있는데 복어회 맛이 흡사합니다.
가을
바다도 가을에 먹을 것이 많습니다.
몇년 전부터 방송을 많이 탄 전어가 있죠. 대부분의 생선이 가을철에 기름기가 많이 오르기 때문에 맛이 좋습니다. 심지어 전갱이, 고등어도 가을에 잡아서 회로 먹으면 아주 좋답니다.(낚시꾼의 특권~)
감성돔을 위시한 돔류가 가을철이 맛있습니다.(어종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가을부터 겨울까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겨울
가을부터 맛있는 생선이 많은데 대부분 겨울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어종별로 잡히는 시기가 달라서 겨울에 드문 생선이 있고, 또 겨울부터 잡히는 생선이 있습니다.
겨울부터 잡히는 생선으로 열기, 돌도다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열기는 불볼락이라고도 하는데 비교적 깊은 물에 사는 어종이라 다른 계절에는 잘 잡히지 않다가 겨울철이 되면 근해서 잡힙니다.
돌도다리는 이시가레이, 이시가리라고도 하는데 '돌(이시)'자 들어가는 생선은 맛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획량이 작아서 가격이 비싼 편인데, 생선살 단면이 특이합니다. 육질이 아주 좋죠.
3. 다금바리, 돌돔, 벵에돔, 따치, 감성돔,,,
일반적으로 최고의 횟감으로 쳐주는 다금바리는 생선이 있습니다.
따뜻한 바다에 사는 그루퍼류의 생선인데, 국내에서 그루퍼류는 다금바리, 붉바리, 능성어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다금바리가 무지 크게 자라기 때문에 많이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어획량이 작기 때문에 값도 무지 비싸죠. 맛은 붉바리가 더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소비되는 다금바리는 대부분 일본 양식산이라고 하네요. 진짜 다금바리를 취급하는 곳은 진미식당이 유명하다고 합니다.(저도 다금바리는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붉바리는 한마리 잡아서 먹어봤는데 쫄깃하더군요.)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속이고 파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횟감으로는 돌돔을 꼽고 싶습니다.
일반 횟집의 손바닥만한 돌돔은 대부분 양식입니다만, 40cm 넘어가면서 줄무니가 흐릿해진 돌돔은 자연산입니다.(자연산 있는 가게가 드뭅니다만,,,)
돌돔의 먹이가 성게, 소라, 전복입니다. 돌돔의 입이 앵무새부리처럼 생겨서 조개껍질을 부수면서 먹이를 먹죠.(낚시할 때 미끼도 성게, 소라 등을 씁니다. ^^;)
귀한 먹이를 먹으면서 자라는 터라, 회맛도 아주 좋습니다.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도 있고, 껍질을 데쳐먹으면 아주 좋죠.
제주도 갈 경우 다금바리 먹기보다는 돌돔을 드시길 권합니다. ^^;
역시 제주도에서 잘 잡히는 어종 중에서 맛있는 생선이 있는데 벵에돔과 따치(독가시치)입니다.
벵에돔은 파래류를 주로 먹고 자라서 회에서 풋내가 나기도 하는데, 35cm를 넘어서는 성어가 되면 풋내가 없어집니다. 회맛은 돌돔에 버금간다고 보면 됩니다. 껍질도 맛있고,,, (참고로 아가미에 검은테를 두른 긴꼬리벵에돔이 더 맛있습니다. 몇년전 가족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는데 일식집에서 코스요리 먹고나서 제가 잡은 긴꼬리벵에돔 요리를 부탁했습니다. 가족들이 배불러서 놓았던 젓가락을 들고 쟁탈전을 벌였다는,,, ^^;)
따치(독가시치)는 온난화현상에 따라서 국내에서 잡히는 빈도수가 높아진 생선인데 가시에 독이 있고, 내장이 터지면 지독한 냄새가 나서 곤란하지만, 회맛(육질)은 아주 뛰어난 생선입니다. 몇몇 제주도 횟집에서 취급하는데 돔류에 버금가는 맛이었습니다.
-ps-
양식과 자연산을 비교했을 때 품질(?) 차이가 가장 적으면서 맛있는 어종이 우럭이라고 생각합니다.
'맛 잇는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향대로 골라 봐! 각국 산해진미 여기 다 모였네 홍콩맛기행 (0) | 2010.01.14 |
---|---|
사람들이않먹는 최고의요리 (0) | 2010.01.11 |
'촉촉한 처녀 입술' 입 속으로 들어오다 (0) | 2010.01.07 |
할리우드 스타가 꼽은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 토마토 (0) | 2010.01.07 |
일류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연말 파티 메뉴로 좋은 일품 쇠고기 요리 (0) | 2009.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