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봅시다

때론 빈 스윙 연습이 약이다

dunia 2008. 12. 7. 13:05

때론 빈 스윙 연습이 약이다

[머니위크]방민준의 거꾸로 배우는 골프

이미지가 골프연습에서 대단한 효과를 거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어떤 이미지로 연습하느냐가 중요하다. 머릿속에 담아둔 스윙이나 루틴이 잘못된 것이라면 아무리 열심히 이미지 스윙을 해도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연습장에서 잘못된 스윙으로 열심히 볼을 때려내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미지 스윙을 하는 목적은 연습할 짬이 안 날 때 간접적으로 연습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잘못된 이미지로 잘못된 연습효과를 만들어낸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며칠 전 후배로부터 기분 좋은 전화를 받았다. 지난 번 라운드 때 원 포인트 레슨을 했는데 그것을 실천하니 골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그날 라운드를 하면서 골프가 완전히 무너졌는데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원래 80대 초반은 보통이고 싱글도 자주 치는 친구였다. 그의 고민은 볼이 심한 훅 아니면 슬라이스가 걸리고 가까운 거리에서도 핀을 향해 날아가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지켜보니 크게 잘못된 것은 없는 듯했다. 신장이 조금 작은 편이라 거리를 내기 위해 과도하게 몸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보니 가슴을 중심에 잡아주지 못하고 스윙과 함께 어깨가 밖으로 심하게 쏠려 따라 나가는 것과 볼을 히트하기 전에 먼저 고개를 드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문제는 옆에서 보면 누구나 쉽게 발견하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실천 가능한 팁으로 알려주느냐가 관건이다.

필자 역시 한동안 스윙이 무너져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난감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빤히 그린을 눈앞에 두고도 엉뚱한 곳으로 볼을 보내는가 하면 넓은 페어웨이를 두고 구석만 골라 가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연습장에서도 고쳐지지 않아 한동안 연습장 출입을 끊고 집에서 빈 스윙 연습을 했다. 어느 날 백스윙과 다운스윙 때의 스윙 궤도, 즉 클럽헤드가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을 가상으로 그리며 스윙을 해보니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어린이놀이터에 있는 원통형으로 된 구부러진 미끄럼틀처럼 생긴 가상의 통로를 머릿속에 그리고는 어드레스자세에서 백스윙할 때와 다운스윙할 때 클럽헤드가 그 통로를 지나도록 하니 지나친 몸동작이 줄어들고 일정한 궤적이 만들어졌다. 필드에서도 그대로 약효가 나타났다.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았고 아이언이나 우드샷도 핀을 향해 날아갔다. 다시 70대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후배에게 바로 이 방법을 일러주고 연습해보라고 팁을 주었는데 효과를 보았다니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볼을 직접 치면서는 정통적인 궤도의 이미지 스윙은 불가능하다. 세게, 멀리 보내겠다는 욕심으로 과도한 동작을 하거나 근육이 경직돼 엉터리 스윙만 되풀이할 뿐이다.

정말 정통적인 골프스윙을 체득하고자 한다면 올 겨울만이라도 연습장에서의 타격연습은 조금 줄이고 빈 스윙을 매일 연습할 것을 권한다. 그러면 분명 당신은 내년 봄 필드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