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온갖 국내외 악재 돌출로 시장에 패닉 심리가 확산되며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정오 전날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1530대 초반에서 고전중이다.
해외 요인으로는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인 데 이어, 미국 중견은행 추가 도산 소식과 함께 수백개 은행이 추가로 쓰러지면서 미국이 '제2차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불길한 전망이 치명적 악재로 작용했다.
월가에 따르면, 인디맥 파산에 이어 자산 규모 2억5천900만달러 가량인 플로리다 소재 퍼스트 프라이어리티 뱅크도 금융 당국에 의해 1일자로 영업 정지됐다. 이로써 올들어 모기지 위기와 관련해 문을 닫은 미국 은행은 모두 8개로 늘어났다.
문제는 은행 도산이 이제 시작일뿐이라는 전망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찌감치 '서브프라임 사태' 도래를 예고하며 미국경제가 12단계 붕괴 과정중 10단계에 돌입했다고 전망한 바 있는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 계열지인 <배런스> 최신호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침체 2기'에 접어들었으며 최소한 18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 기간에 몇백개의 은행이 추가로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붕괴위기를 맞은 금융시장 구제를 위해 최소한 1조달러, 많게는 2조달러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IMF사태를 겪을 때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도 이날 CBS방송 '국가와 만남' 프로에 출연해 "지금의 불투명한 경제 상황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비관적 전망을 했다.
국내 악재도 잇따랐다.
가장 큰 악재는 국내조선소들이 잇따라 수주계약 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지난 6월 STX조선에 이어 지난주 대우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도 잇따라 수주계약이 취소했다는 소식에 조선주를 중심으로 두자리 숫자의 폭락사태가 발생했다. 조선주 폭락에 기계와 철강 등 연관 산업 주가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외환보유고가 외환시장 개입으로 지난달 105억달러나 격감했다는 소식에 국제신용기관 S&P가 한국의 단기외채 급증을 우려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S&P의 전망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오는 9월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외채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세간의 '9월 위기설'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주말 금호아시아나그룹 주가를 폭락시켰던 '유동설 위기설'이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시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한 하이닉스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당기업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이에 4일 신용리스크 가능성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하이닉스측은 올 하반기 가용현금만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미 예정된 투자와 지출을 감안하더라도 1조8천억원 이상의 여유가 있다며 시장불안 적극 해소에 나섰다.
국내외 악재 돌출로 시장 불안심리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시장심리 안정을 위한 정부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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