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입추 立秋

dunia 2008. 8. 9. 09:56






        입추 立秋 / 도암-최남석 밤새 문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 설치다 새벽을 여니 가을이 성큼 문 앞에 서있다 이른 아침 촉촉히 젖은 날개 비비며 힘없이 울고 있는 매미 한 마리 너도 나처럼 잠을 설쳤더냐 가을이 오는 소리 잎새 흔드는 소슬한 바람에 어깨쳐진 여름만큼이나 가슴 덜컹 내려 앉는 고독한 노심老心 이 가을 어디에 기대어 지낼까 풀섶을 헤집는 귀뚜라미도 그렇고 숲을 흔드는 으악새도 그렇고 텃밭에 앉아 쉬고 있는 고추잠자리에게 부탁해 봐야겠다 혹여 저 하늘에 마음 기댈 곳 있는지 찾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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