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추 立秋 / 도암-최남석
밤새
문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 설치다 새벽을 여니
가을이 성큼 문 앞에 서있다
이른 아침
촉촉히 젖은 날개 비비며
힘없이 울고 있는 매미 한 마리
너도 나처럼 잠을 설쳤더냐
가을이 오는 소리
잎새 흔드는 소슬한 바람에
어깨쳐진 여름만큼이나
가슴 덜컹 내려 앉는 고독한 노심老心
이 가을
어디에 기대어 지낼까
풀섶을 헤집는 귀뚜라미도 그렇고
숲을 흔드는 으악새도 그렇고
텃밭에 앉아 쉬고 있는
고추잠자리에게 부탁해 봐야겠다
혹여 저 하늘에
마음 기댈 곳 있는지 찾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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