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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가치주·배당주펀드 빛났다 급락장 펀드 수익률

dunia 2008. 1. 29. 14:48

주식시장이 나라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는 사이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1일 코스피지수가 2063.14에서 고점을 찍고 1700선까지 밀린 사이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위 30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변동성이 작은 배당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가 대거 포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시장 수익률보다 낮은 성적을 보인 펀드에는 성장형 주식형펀드와 함께 삼성그룹 관련 펀드의 비중이 높았다.

◆ 가치주·배당주 펀드 하락장에 돋보여

지난 11월1일 종가 기준 2063.14를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연말과 연초 가파른 조정을 보이며 1월15일 1746.95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15.32%의 하락률이다.

주가 발목은 잡은 것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가 금융권은 물론이고 실물경기에까지 파급돼 미국은 물론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나 유럽 경제까지 냉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펀드 수익률은 어땠을까. 지수가 2000선에서 15% 이상 떨어진 사이 펀드 투자자들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수익률이 점차 줄어드는가 싶더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

펀드 수익률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던 지난해 상반기와 대조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펀드가 지수 하락률보다 큰 손실을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가치주펀드가 수익률 방어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일부터 1월15일(펀드기준일) 사이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1이 3.37%의 손실을 내는데 그쳐 주식형펀드 가운데 지수를 가장 아웃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과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C1이 5%대의 손실을 냈고 신영밸류고배당주식이 6%대의 손실을 기록해 시장 대비 손실이 작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신영마라톤주식과 프라임배당주식 등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가 지수 대비 견조한 성적을 거뒀다. 유리스몰뷰티 등 일부 중소형주 펀드도 상위 30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와 액티브형 주식형펀드는 부진했다. 삼성우량주장기A가 같은 기간 24.15%의 손실을 기록해 지수 대비 언더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우량주장기투자B와 삼성팀파워90주식형 역시 각각 23.99%, 20.96%의 손실을 냈다.

미래에셋플래티늄랩주식1과 푸르덴셜성장액티브주식2B가 각각 22.51%, 20.88%의 손실을 기록했고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20.37%)과 산은하이디배당주식1CA(-20.07%) 등 일부 배당주 펀드도 지수보다 높은 손실을 냈다.

한편 같은 기간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인 601개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6.11%로 집계됐다. 또 배당주펀드는 평균 12.13%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 시장 불안할 땐 가치주펀드?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가 하락장에 높은 방어율을 기록한 비결은 변동성에 있다. 변동성은 펀드의 수익률이 평균치에서 얼마나 크게 벗어나는가를 나타내며 작을수록 안정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허진영 제로인 연구원은 "약세장에서 변동성이 작은 가치주 및 배당주 펀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며 "시장이 충격을 받을 때 주가 하락이 상대적으로 작은 종목이 주로 편입돼 있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타격도 약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펀드를 선택할 때 변동성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변동성은 수익률의 편차가 얼마나 큰가를 보여줄 때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동성이 낮을수록 좋은 펀드라고 규정할 수는 없으며 투자 방법에 따라 거치식의 경우 변동성이 작은 안정적인 상품이 유리한 반면 적립식은 오히려 변동성이 높을 때 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방법과 성향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허진영 연구원은 "배당주나 가치주 펀드가 투자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시장을 예측하거나 상황에 따라 펀드를 옮기는 것은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당장 수익률이 줄어들거나 손실을 내고 있다고 해서 펀드를 환매해 손실을 그대로 확정짓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시장의 출렁임을 감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