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의 '따로 또 같이' 공부법
쌍둥이 형제의 '따로 또 같이' 공부법
서울 환일고등학교에는 전교 1·2등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의사라는 같은 꿈을 꾸고 게임과 노래를 좋아하고 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지만, 성격도 공부법도 다르다. 같은 듯 다른 두 형제의 '따로 또 같이' 공부법을 엿봤다.
환일고등학교 2학년 양성재군과 양성호군은 쌍둥이에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 형 성재는 학급 부회장을, 동생 성호는 2학년 학생장을 맡았을 정도다. 특히 사교육 없이 공부해 기복 없이 성적을 유지하기 때문에 형제의 공부법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동생 성호군은 "쌍둥이기 때문에 공부도 같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공부는 각자 알아서 하는 편이다. 둘 다 영어가 다른 과목에 비해 약했다. 작년 1년간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소그룹 영어에 참여해 발음부터 기초까지 공부한 게 도움이 컸다"고 했다. 형제는 소그룹 영어가 끝나면 잠깐이라도 함께 토론을 벌였다. 그 잠깐의 시간이 형제에게는 복습도 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이 됐다. 형 성재군은 "서로 아는 내용을 파악하기도 쉽고 혹시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우리처럼 형제가 아니더라도 단짝과 함께 수업 후 잠깐의 토론은 학습에 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성재(형)
●성격: 침착하고 꼼꼼함
●성적: 1학년 1학기 도덕 3등급 외 전 과목 1등급
●공부법: 난이도가 높은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 모르는 문제는 해답 찾아 확인 그래도 모르면 선생님께 질문, 모든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편이기 때문에 수업·자율학습·방과후 학교 모두 집중
●자습시간 활용: 학교숙제 후 하고 싶은 과목 공부
●배경지식 쌓기: 선생님·부모님·친구들로부터 듣고 틈틈이 독서
양성호(동생)
●성격: 활달하고 끈기가 있음
●성적: 전 과목 1등급
●공부법: 개념 정리가 잘되어 있는 문제집 위주로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 순으로 풀면서 공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끝까지 스스로 풀어냄, 등굣길에 영어 단어장 활용 그 외 공부는 학교 커리큘럼에 맞춰 집중
●자습시간 활용: 학교숙제 후 복습, 다음날 시간표 위주로 예습
●배경지식 쌓기: 과학 서적 위주로 읽고 신문 칼럼 활용
●형제 공통사항: 사교육 Zero, 문제 풀이 위주 학습, 학교 커리큘럼 충실, 교내 대회 적극 참여, 수업시간 선생님 말씀 놓치지 않고 모두 필기, 오답노트를 따로 활용하지 않음, 1년 만에 텝스 성적을 200여점씩 올림, 토론식 공부로 개념 이해력 높임, 장래 희망 의사
자율학습 활용법은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형은 기본 개념 위주의 문제집으로 쉬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데 반해 동생은 단계별로 문제 풀이를 하는 편이다. 성호군은 "문제집을 많이 푼다. 대개 세 권 정도를 푸는데 개념 설명이 잘된 문제집, 기본문제 위주로 정리된 문제집, 난이도가 높은 문제집 이렇게 각기 다른 문제집을 풀며 개념과 기본, 난이도 모두 다루는 편이다"고 했다.
두 형제는 성격적인 면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형인 성재군은 침착하고 꼼꼼하다. 동생 성호군은 활달하고 끈기가 있다. 이런 성격은 공부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성재군은 "정석대로 공부하는 스타일인 데 반해 동생은 의지력이 강해 자신이 세운 하루 계획을 반드시 지킨다"고 했다. 형제의 수면시간에 대해 묻자 성재군이 웃으며 답한다. "제가 자면 성호가 자요. 절대 저보다 먼저 잔 적이 없어요. 뭐 딱히 라이벌 의식 이런 건 없는데 그래도 성호는 반드시 저보다 늦게 자더라고요."
형제의 공부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어. 고 1때만 해도 형제의 텝스 성적은 500점대, 1년이 지난 지금 형제의 텝스 성적은 700점대로 200점 이상을 올렸다. 성재군은 "단시간에 영어 성적을 올리기에는 단어 외우기가 좋다. 하지만 말 그대로 '단시간'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반대로 문법 위주의 공부는 쉽게 영어를 질리게 한다.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영어 역시 문제풀이를 많이 하는 편이다. 독해와 듣기 위주의 문제풀이는 영어의 감을 잡게 하는 일등공신"이라고 귀띔했다. 형제가 나란히 자신 있어 하는 과목인 과학은 과학 서적과 신문 칼럼에서 도움을 받는 편이다. 성호군은 "과학은 교과서만 잘 읽어도 이해가 쉽게 되는 과목이다. 평소 과학 서적과 신문 칼럼을 통해 틈틈이 과학 상식도 쌓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촬영을 진행하며 칠판에 수학과 과학 공식 하나씩을 적어 달라고 요청했다. 형제는 마치 시험문제를 풀 듯 진지해지더니 이내 토론을 시작했다. 한동안 토론을 하더니 형제가 나란히 미소를 지으며 "배운 건데 틀리면 창피하잖아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