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술자리 많은 연말, 술로 인한 질환은?

dunia 2009. 12. 29. 10:26

적당한 술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음주가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과다한 음주는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간질환 못지 않게 뇌 신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위 염증은 물론 급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골다공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술자리가 늘어나는 연말을 맞아 술로 인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숙취는 위 염증, 심장 및 간 장애에 직접적인 영향 미쳐

숙취는 과음한 다음날 생기는 자연스러운 신체의 반응이다.

숙취가 일어나는 이유는 인체가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보다 더 많은 양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때에 처리되지 못해 혈액을 타고 알코올 성분이 인체 각 부위에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 점막을 자극해 배가 아프거나 미식거리게 되며 뇌 신경을 자극해 두통이 나타나게 된다.

정상인의 간이 24시간 동안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160g(소주 3병, 맥주 16병 정도)으로 이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면 숙취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흔히 술과 함께 좋은 안주를 먹거나 약한 술부터 센 술의 순서로 마시면 술이 덜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숙취 정도는 알코올의 양과 개인의 알코올 분해 능력에 비례한다.

숙취에 의한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위 염증, 심장 및 간 장애 등이며 2차적으로 식욕저하, 비타민결핍증, 성기능장애, 월경불순 등이 나타난다.

▶급성췌장염 환자 절반이 알코올이 원인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내원한 급성췌장염 환자 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절반 가량인 49%(69명)가 알코올이 원인이었으며, 특히 송년회가 많은 12월에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동기 교수는 "요즘과 같은 연말 술자리가 잦은 시기에 급성췌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30대 젊은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급성췌장염은 단순한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되지만, 회복이 되더라도 췌장의 호르몬 분비에 심한 손상을 입으면 인슐린 생산에 영향을 끼쳐 당뇨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증상은 상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통증이 어깨와 가슴, 등 쪽으로 퍼져나가는 특징을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구토와 발열, 식은땀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음주에 흡연까지 하면 골다공증 걸리기 쉬워

부천 세종병원이 50~70대 성인 남녀 240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위험 인자와 골밀도의 상관 관계를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골다공증이 있거나 골밀도가 감소하고 있는 84명 가운데 40%(34명)가 흡연을 하고 있으며, 33%(33명)는 평소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뼈밀도가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은 단지 6%만이 흡연을 하고, 18%가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은 "뼈를 위협하는 위험 인자인 흡연, 음주 등이 골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 나타났다"며 "골다공증이 생기게 되면 손목 골절, 척추 골절, 고관절 골절 등을 당하기 쉬우며 뼈가 약해 치료 반응도 늦고 골절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술을 마시면서 동시에 담배를 피우면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식도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30배 높은 것으로 나왔으며, 유럽, 남미 조사에서는 무려 107배가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동기 교수,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

 
음주전 식사량이 많고 천천히 마실수록 혈중 알코올농도는 서서히 증가한다. 따라서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서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술에 관한 Q&A

-술깨는 약은 효과가 있다?

약간의 효과가 있으나 과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숙취 방지약 가운데 대표적인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키고 독성물질의 농도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은 상태다. 또 숙취의 원인은 알코올 절대량과 함께 저혈당, 탈수현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취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숙취 해소에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를 믿고 더 많은 음주를 할 우려가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을 자주 마시면 주량이 늘어난다?

술을 자주 마실수록 주량이 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다. 술을 매일 2주 정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 분해능력이 30% 정도 증가한다. 또 다른 사람보다 몇 배의 술을 마시고도 끄떡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뇌세포의 신경화학적 변화에 의해 뇌세포가 고농도의 알코올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술 마신 다음날 배가 고픈 이유는?

이는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 때문이다.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수치가 낮아져 마치 식사를 거른 상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안주 없이 술만 지나치게 먹은 경우는 더욱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술로 인한 저혈당은 정상인에서는 일시적 증상이므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 곧 회복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