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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나라' 찾은 찌아찌아族 방문단

dunia 2009. 12. 23. 10:38

 

 

'한글의 나라' 찾은 찌아찌아族 방문단
"인도네시아에선 보지 못한 눈 내리는 모습 보고 싶어요"

"한국에 도착했을 때 너무 추웠어요."

22일 오전 서울시청 13층 대회의실 기자회견장.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族) 방문단의 일원으로 지난 21일 한국을 찾은 피트리아나(Fitriana·16)양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찌아찌아족이 많이 사는 바우바우시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이들을 초청했다. 방문단은 아미룰 타밈(Tamim·59) 바우바우시장 부부, 부족 대표, 학생 등 9명이다.

피트리아나양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글 글씨를 나눴다. 피트리아나양은 흰 종이에 한글로 '찌아찌아'라고 쓰고, 그 밑에 '피트리아나'라고 자기 이름을 적었다. 이 글씨는 '한글 사랑'이라고 쓴 오 시장의 글씨와 함께 동판에 새겨져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는 세종대왕 관련 전시공간 '세종이야기'에 전시될 예정이다.

22일 오후 피트리아나양과 삼시르군(왼쪽부터)이 서울 마포 상암고 수업을 참관해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피트리아나양은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피트리아나 입니다. 바우바우에서 왔습니다. 찌아찌아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또 기자회견장 현수막에 적힌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와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 간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 체결'을 읽어 보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삼시르(Samsir·16)군은 "1주일에 2시간씩 한글을 배우는데, 받침을 밑에 쓰는지 뒤에 쓰는지 구별하기가 아직 어렵다"며 "한국 거리의 한글 간판들을 읽을 수는 있지만 뜻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오 시장과 선물을 주고받았다. 오 시장은 학용품과 서울 서체가 담긴 CD를, 두 학생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한글 교재 '바하사 찌아찌아'를 선물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시장과 오 시장은 두 도시의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아미룰 타밈 시장은 "서울에서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며 "배우기 쉬운 글자인 한글을 채택할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찌아찌아 말을 아랍어 문자나 알파벳으로 표기하면 발음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 의미가 달라져 버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한글은 비교적 정확하게 발음을 표기할 수 있어 그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한국의 문화와 한글을 알리는 서울문화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족 방문단은 서울에 머무는 동안 광화문광장의 '세종이야기'와 경복궁 등을 둘러보고 지하철 9호선 탑승, 눈썰매 및 한옥 체험 등을 한 뒤 오는 26일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