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자장면을 찾아보자~
특이한 자장면을 찾아보자~
특유의 향과 달콤한 맛, 검정색의 걸죽한 소스는 자장면을 상징하는 요소들이다. '거기서 거기'라며 비슷할 것 같지만 자장의 세계에도 돋보이는 스타들이 있다.
△청도 '강남반점' 사찰자장=유홍준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에 '스님 자장'으로 소개되며 유명세를 얻게 됐다. '강남반점'의 사장 장기철씨는 '스님 자장'이라는 말보다는 '사찰 자장'으로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혹시라도 스님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된단다.
청도에 가서 먹어본 사찰자장은 고기가 일체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표고 새송이 등 6가지의 버섯류를 사용한다. 돼지 기름 대신 식용유를 사용해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 특이하다. 버섯의 쫄깃한 질감이 매력적이고 듬뿍 들어간 청도산 야채들이 식감을 살려주는 식이다. 녹차를 넣어 반죽한 초록색 면발은 향긋하면서 쫄깃한 느낌이 살아 있다.
사찰자장은 원래 판매용이 아니라 불자였던 부부가 스님들에게 가끔 대접하던 음식이었다. 식당에서 스님이 자장을 드시는 걸 보고서 손님들이 '나도 저렇게 한 그릇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했고 지금은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가 됐다. 주인 부부는 강원도 백담사부터 해남 대흥사까지 전국의 사찰, 승가대학으로 200~300인분 출장 요리를 다니기도 한다. 불교 교리와 사찰에 대한 주인의 해박한 지식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 출장이 잦아 방문 전 전화로 영업 여부를 물어야 한다. 사찰자장 5천원, 사찰 짬뽕 6천원. 경북 청도 금천면 동곡리 새마을금고 옆. 오전 10시∼오후 6시. 054-373-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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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우리밀반점'의 자장면. |
△청송 '우리밀반점' 우리밀자장=경북 청송 부남면 대전 1리. 관광지도 아닌 작은 시골 마을에 독특한 자장면집이 하나 있다. 농민 배효진씨가 운영하는 우리밀 반점이다. 배씨는 "자장면은 밀가루 음식이라 소화가 안된다"는 말을 듣고서 왜 그럴까 궁금하더란다. 결국 배씨가 우리밀 종자를 파종해 유기농법으로 수확을 했다. 본인이 막 수확한 밀가루에 역시 직접 농사지은 채소까지 넣어 자장면을 만들어봤다. 먹어보니 소화도 잘 되고 더부룩한 느낌도 없더란다. 이 맛있는 걸 혼자 먹기 아쉬웠다. 마을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 대접하자 싶어 우리밀 자장면집을 개업했다.
현재 우리밀반점은 배씨의 부인이 도맡아 하고 있다. 배씨는 콩 수확철이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배씨의 우리밀 자장은 구수하면서 부드러운 면발이 특징이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고 우리밀 자장을 맛 본 외지인들이 "시골에 있기는 너무 아깝다"는 탄식을 하고 간단다. 배씨는 농민으로서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만으로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우리밀 자장, 우동, 짬뽕 4천500원. 일요일 휴무. 오전 10시∼오후 7시. 054-87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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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마라원자장'의 해물톳자장. |
톳자장은 마라도의 특산물인 톳이 들어가 바다향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톳 면발에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고 천연 재료로만 맛을 냈다. 사탕수수즙으로 만든 마스코바도 유기농 설탕을 사용하는 것도 주인의 자부심이었다. 톳자장의 부활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아 주인은 내년 봄쯤 마라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톳자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톳자장을 만드는 주인공 류외향씨는 시인으로 꽤 알려진 인물이다.현재 톳자장이 없어진 마라도에는 해물이 넉넉하게 들어간 해물자장이 남아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