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잇는 음식....

통통하게 살 오른 '봄 조개' 찜하세요~

dunia 2009. 4. 1. 14:10
봄바람이 바다에 살며시 녹으면 조개 등 패류는 결혼을 앞둔 처녀만큼 설레고 분주하다. 산란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새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시기다. 식욕이 왕성해지면서 겨울 내내 퍼석퍼석했던 몸을 살찌운다. 새 생명을 위해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갯벌과 진흙 깊숙한 곳에 둥지를 튼다. 그래서일까. 봄철이 되면 패류는 유난히 신선하고 제맛을 낸다. 특히 봄철 패류 중 조개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 이처럼 몸에도 좋고 맛도 일품인 봄철 조개들이 지역의 유통가에서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식욕 왕성한 봄 신선한 맛·영양 만점
자갈치 잠수기수협 위판장 가격 저렴


·봄철 조개 어떤 것이 있나

봄에는 개조개 키조개 바지락 홍합 꼬막이 대표적이다.

개조개는 수심 40m까지의 모래나 자갈이 섞인 진흙 아래 산다. 바다 냄새가 물씬한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뛰어나다. 키조개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껍질이 큼직하고 묵직하다. 오염원이 쉽게 침투할 수 없는 진흙 속에 주로 살다 보니 깨끗한 바다의 맛을 제대로 담고 있다.

국물의 제맛을 내는 바지락은 살이 풍부하고 맛도 좋은 대표적인 패류로 손꼽힌다. 국물의 맛을 내는데 제격이어서 칼국수, 미역국 등 각종 국에 바다의 향기를 담아내는 데 주로 사용된다.

홍합과 꼬막도 빼놓을 수 없다. '담치'로 불리는 홍합은 빈혈 등에도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 사용된다. 꼬막은 옛날부터 '감기 석 달에 입맛이 소태 같아도 꼬막 맛은 변치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사랑받았던 조개다.

·어디서 구입할까

시간을 내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바로 옆 제1·2구잠수기수협의 위판장에 가보자. 잠수기수협은 조개 등 패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어업인들의 단체다. 거제도 등 남해 일대에서 잡힌 싱싱한 패류들이 매일 오전 4시부터 경매된다. 신선도와 가격에서 경쟁력이 있다.

개조개는 크기와 질에 따라 ㎏당 4천~7천원, 키조개는 10마리에 1만원대, 바지락은 20㎏(200~300개)당 4만~5만원, 자연산 홍합은 ㎏당 4천~9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경매가는 당일 물량과 질에 따라 달라진다. 소매로도 판매한다. 소매가는 보통 경매가보다 10% 정도 더 비싸다는 게 수협 측의 설명.


메가마트 홈플러스 등 지역 대형마트에도 제철 조개들이 진열대를 빛내고 있다. 메가마트에서는 남해에서 잡힌 키조개가 3천900~7천500원, 꼬막이 팩(800g)당 4천300원, 홍합이 팩(1㎏)당 1천900원대에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개조개가 개당 1천600~3천400원대, 길바지락이 100g당 590원, 키조개가 개당 2천100원대에 내놓았다.

제1·2구잠수기수협 관계자는 "최근 높은 환율 탓에 외국산 조개들이 수입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조개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신선한 조개를 맛있게 먹는 법

우선 껍질이 딱딱하고 거칠고 꽉 맞물린 게 좋다. 껍질을 건드렸을 때 수관(먹이를 먹는 입)이 껍질로 신속히 들어가거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신선한 조개다. 껍질 속에 있는 알맹이가 색이 맑고 투명하고 탱탱해야 한다. 수관이 아래로 심하게 처져 있거나 껍질이 심하게 벌어져 있으면 수명이 다 된 패류다.

가공되지 않은 패류를 요리할 경우 모래 등 불순물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늘진 곳에서 소금물에 2시간 정도 조개를 담가두면 불순물이 빠진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