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환율 안정과 주식 상승, 내년 초에도 계속 될까?
연말의 환율 안정과 주식 상승, 내년 초에도 계속 될까?
2008년 12월 23일
가. 환율과 주식시장의 관계
한국은 부존자원이 부족해 원자재를 수입해서 가공하여 내수나 수출을 하는 국가이며, 2007년 통계에 의하면 경제의 약 70%가 수입과 수출과 관계된, 즉 환율의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 같은 경제 구조의 특성을 가진 나라의 경우, 특히 생산 능력에 비해 내수의 규모가 적어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는 환율에 의해 주식시장, 채권시장의 가격이 큰 영향을 받고, 부동산 시장 또한 환율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환율과 주식은 반대 반향으로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주가는 내리고,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주가는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또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수출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은 해당 기업의 매출이익이 증가하므로 주가 상승 요인이고(높은 환율이 항상 주가 상승의 요인은 아닙니다. 한국에 유리한/불리한 환율 상승의 요인에 따라 다릅니다만),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공급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주식투자 수요가 증가하므로 이 또한 주가지수 상승 요인이 됩니다.
최근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수준에서 1300원 수준까지 하락하는 국면에서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환율과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동안 순매수를 하면서 달러 공급과 함께 주식에 대한 수요 증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년에도 금년처럼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략에 따라 환율도 등락할 수 있고, 주가지수도 등락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환율과 주가지수 상관관계>
(환율 및 주가지수 : 연 평균)(출처 : 한국은행)
나. 연말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는 이유
12월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가 총액 대비 주식 보유 비중은 약 30%입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산을 앞두고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가지수와 환율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결산일에 주가지수는 높게 유지하고 환율은 낮게 유지해야 외국인 투자자들의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연초 이후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과 환율 상승이 원인이었다면, 최근 주가지수 상승 배경에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을 낮추고 주가지수의 상승을 유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내년 주가지수 바닥 및 고점을 국내 제도권 증권전문가들보다 낮은 1200선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 1150선 이상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은 연말 결산 시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됩니다.
다. 2009년 초 이후 상반기까지 외국인 투자자 전략과 환율
외환 수급 측면에서 무역수지 흑자가 불투명할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과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매도하면 환율이 상승하고, 매수하면 환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최근의 외국인 투자자 전략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시가 총액 대비 약 30%에 해당하는 보유주식에 대한 결산을 위한 것이라면, 2009년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펀더멘털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기업의 결산 실적이 미국은 물론 한국도 증권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산일 이전과 같은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내년도 성장률(상장기업 매출액)은 금년도 성장률(3.0% 추정)보다 크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상장기업의 이익은 금년보다 내년이 더욱 악화될 것이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말 결산 이후에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들의 전략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그들의 투자 철학과 다른 것이므로, 2008년 연말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밖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중립을 유지하더라도 환율 상승 요인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정책 당국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추락하고 있는 부동산가격이 향후 10%만 추가로 하락하면 건설회사 부도와 가계파산 및 금융회사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외환시장이 또 다시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말과 달리 오히려 보유주식을 매도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2009년 연초 이후 상반기 주식시장 전망은 또 다시 바닥 수준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달러 환율 수준은 당연히 2008년 12월 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연말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공급과 함께 외환정책 당국까지 환율 안정을 위한 노력으로 주가지수도 상승하고 환율도 안정되고 있지만, 연말 이후 2009년 초에는 단기외채 원리금 연장이 대부분 3개월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월이 가까워질수록 외환시장은 또 다시 불안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연말의 호재가 내년 초 악재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라. 오르거나 내리거나 환율 공부는 필수다
상기 그림에서 외환위기 이후 환율과 주가지수와의 상관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환율이 하락 하는 국면에서는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환율공부는 필수입니다. 수출기업과 수입하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율결정원리를 모르고 경영을 하면 해당기업은 금년처럼 키코거래 및 선물환 매도 등으로 부도위기와 자본금이 잠식되는 것은 물론, 국민경제가 금년처럼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환율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서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관련 뉴스가 나올 때나 관심을 좀 가지는 식이지요. 중소기업의 CEO나 자금 담당 직원들을 상담해 보아도 환율의 변동 원인뿐만 아니라 환율과 관련된 중요한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환율변동 방향에 의해 주식, 채권, 심지어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에 환율 변동 요인을 예의 주시하고, 재테크 전략을 수립하거나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 또는 매도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에도 환율이 왜 상승하고 있는지 원인조차 모르고 주식(펀드) 투자 및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금융회사 직원들이 펀드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선물환 매도 등으로 본인과 투자자의 재산 및 회사의 재산 감소로 인해 국민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 이후 지난 10년 동안 2004년에서 2007년 3년간을 제외하고는, 환율이 1-2년 동안 20%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경제구조의 특성상 환율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커질 수밖에 없으며, 그러므로 평소에 환율의 변동 양상에 대해 공부하고, 추세 전환 신호에 대한 민감성을 길러야 합니다.
참고로 한국과 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진 일본 사람들의 경우, 제로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해외 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환율 지능이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외환위기에 이어 2008년에도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국민들의 환율에 대한 지식도 일천하고, 공부의 필요성도 못 느낀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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