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와 제테크
앨빈 토플러,"새로운 틀로 접근해야 위기극복 가능"
dunia
2008. 12. 1. 14:22
앨빈 토플러,"새로운 틀로 접근해야 위기극복 가능" | ||||
앨빈 토플러 인터뷰..."경제위기 최악 벗어나는 데 1년 반 이상 걸릴 것" "미국 정부가 빅 3 지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낡은 생산체제 고집해 세계 경제 과거와는 다른 시스템..옛 처방전으로 현재의 환자 치료 못해 | ||||
입력 : 2008.12.01 11:44 | ||||
[이데일리 이의철 논설위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현재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와 관련, “20세기 초반 대공황 때와는 확연히 다른 위기”라며 “새로운 틀로 접근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는 “과거의 처방전으로 현재의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며 “지금의 경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토플러 박사는 “이번 위기의 책임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헤지펀드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너무 복잡해지면서 경제 주체들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위기의 해결과 관련, 토플러 박사는 “문제 해결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위기의 본질과 상황을 알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대해선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는 데만 1년반에서 2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플러 박사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토플러는 “오바마의 경제정책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낡은 생산 시스템을 고집하는 자동차 빅3를 지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stupid)"이라고 강조했다. 앨빈 토플러 박사(81)는 미래학자다. 미래 쇼크, 제 3의 물결, 권력 이동 등의 책을 썼다. 미국 뉴욕대학교를 졸업한 뒤 공장 노동자로 취업해 현장의 삶을 체험하기도 했다. 이후 신문기자, 포춘의 편집장, 코넬대학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미래 쇼크 등을 저술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래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앨빈 토플러는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국회에서 ‘세계의 변화와 한국의 선진사회 진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방한 길에는 그의 아내이자 지적 동반자인 하이디 토플러도 같이 왔다. 지난 주말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를 숙소인 워커힐 호텔에서 만나,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래학자로서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견해를 말해준다면. ▲일단 지금의 위기는 1929년의 대공황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말해둔다. 공통된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어떤 점이 다른가. ▲지금의 시장경제 자체가 대공황 때와는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당시엔 세계화가 안돼 있었지만 지금은 글로벌화가 많이 진행돼 있다. 변화하는 속도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가속화된 세상이다. 오늘날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난 문제는, 모기지 상품을 활용하여 즉각적으로 다른 파생상품으로 만들고, 이것이 국경을 초월하여 유럽․아시아 등 세계경제로 급속도로 전해졌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경제 주체들간의 상호적인 복잡성과 복합성이 많이 진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싱크로나이즈드(동시화)됐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공통점도 있나. ▲그때나 지금이나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경제는 보이지 않는 부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부는 이를테면 지식 같은 것을 말한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대공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역사를 모르고 경제를 모르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대처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본다. 문제가 해결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대처할 수 있다.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29년의 대공황은 정부가 본질을 잘 몰랐고 대처방식도 몰랐다. 29년의 교훈이 있기 때문에 지금 문제가 좀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해결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선 안된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이러한 위기를 과거의 산업경제 사고방식으로 덮으려 하면 더더욱 위기를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 (하이디 토플러) 1929년은 유동성 위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지금의 위기는 금융에서 출발했는데, 그 역사를 보면 투자은행이나 상업은행 들의 발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예를들어 투자은행이나 상업은행 들은 그들의 돈을 의회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 이같은 로비는 또다시 은행들에 대한 규제완화로 이어졌다. 규제가 느슨해진 은행들이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다. 재무장관 폴슨이 유동성 문제 해결하기위해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퍼붓기로 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이번 금융위기의 결말에 대해서 당신은 비관적인가 낙관적인가. ▲어느 정도는 낙관적이다. 물론 시간은 걸릴 것이다. 미국 정부는 달러를 찍어낼 것인데 이는 심각한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다. 유럽도 돈을 찍어낼 것이다.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 때 가서 모든 것이 다 좋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기간이 그렇다는 얘기다. (하이디 토플러) 나는 보다 비관적이다. 3년에서 5년 정도 걸릴 것이다. 미국경제엔 지금 신용카드 위험과 은행도산의 위험이 잠재해있다. 신용카드 버블이 터질 가능성 높다. 실물경제 침체 때문에 소비 위축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 나도 오바마를 찍었지만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옳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 오바마가 해야 할 일은 기존의 잣대로 보는 경제팀의 조언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빅 3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가. ▲아니다. 그들을 지원하는 것은 어리석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시장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차들을 고집할 정도로 생산시스템이 낡았다. 경영자들도 부실했고 자질이 없다. 무능한 경영자들을 지원하느니 차라리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게 낫다. 나는 GM노동자로 일해 본 경험이 있는데, 당시에도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생산 시스템이 낡았다. 근로자들에 대한 과도한 복지가 초과비용으로 회사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이디 토플러)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중소형차에서 이득을 못얻으니까 SUV를 만들었는데 일본 독일차들과 경쟁이 안됐다. 빅3를 지원하는 것이 단기적인 수습책은 될지 몰라도, 정보화와 초고속화를 지향하는 오늘날의 경제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다. -중국이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위협이 안된다. 중국 정부의 지도자들은 그다지 명민하지 못하다. 군비 확장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여전히 민족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도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은 한가지 이유가 된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위협이 되는가. ▲그것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들 역시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있다. 지식경제에 대한 개념이 없다. 과거의 치료법으로 현재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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