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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발행 사실상 실패, 환율 급등

dunia 2008. 9. 11. 17:45

외평채 발행 사실상 실패, 환율 급등
재경부 "외평채 꼭 발행할 필요 없다", 역외세력 원화 공격
2008-09-11 16:02:05 기사프린트 기사모으기

정부가 호언했던 1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11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외평채와 관련, "월요일과 화요일 로드쇼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고 한국물에 대한 평가도 변함없다"면서 "다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 채권을 샀다가 팡가손 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좀 더 싼 가격에 사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최 국장은 "9월 위기설도 사라지는 등 우리가 급한 게 아니어서 너무 가격이 동떨어지면 발행할 필요가 없다"며 발행 포기를 강력 시사한 뒤, "당초 로드쇼 나갈 때는 미국채+180bp 이내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200bp 이상은 곤란하다고 봤는데 투자자들은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에 투자심리가 저하돼 있다"며 "일단 내일 상황까지 봐야겠지만 1∼2주일 연기할 수도 있으며, 너무 가격이 동떨어지면 발행할 필요가 없다"며 외평채 발행 포기를 거듭 시사했다.

그는 "외평채를 발행한다고 했다가 못했을 때 일부에서 우려할 수 있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한국이 그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지'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초 저리의 외평채 발행을 호언장담했던 재정부가 이처럼 크게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4원이나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5.00원 떨어진 1,090.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1,089.00원으로 하락하기도 했으나 외평채 발행 난항설에 역외세력이 적극적으로 달러화 사자 주문을 내면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1,106원 선으로 올랐다. 이후 1,106원 선 부근에서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장 후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1,113.60원까지 치솟았으나 그후 정부의 개입성 매물이 나오자 1,110원 아래로 밀렸다.

이날 환율은 일중 변동폭이 24.60원에 달하면서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15원을 넘었다.

정부의 외평채 발행 연기는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김정일 건강이상설로 한국물 가산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의 외평채를 발행할 경우 국내 다수 기관이나 기업의 채권 발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나, 외평채 발행 연기설이 나돌면서 역외세력들이 원화를 맹공격했다는 사실은 환율 불안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지나친 호언장담이 시장불안의 한 빌미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눈총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환율이 계속 불안정하고 정부의 시장개입이 계속될 경우 외환보유고가 계속 줄어들면서 더욱 역외 핫머니들의 공격을 받을 위험성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출처] 외평채 발행 사실상 실패, 환율 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