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와 제테크

금융시장 3분기 위기감 커지나 ...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8~9월 괴담설'마저 나오고 있어

dunia 2008. 5. 16. 11:23

금융시장 3분기 위기감 커지나
8월부터 만기 돌아오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변수

 

 

"깨지기 쉬운 유리잔을 손에 들고 있는 느낌이다. 환율ㆍ금리가 조그마한 외부 요인에도 출렁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8~9월 괴담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원화채권을 대거 사들인 외국인들이 만기가 속속 도래하는 원화채권을 대거 정리하면서 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갈 경우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외화유동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중장기 외화차입 만기가 올 8~9월에 몰려 있는 점, 일본계 금융회사가 반기 결산기(9월)를 맞아 달러 공급을 꺼릴 수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된다.

◆ 외국인 채권자금 변수

= 외국인들은 지난 한 해 동안 33조5000억원어치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9일까지 17조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채권 보유잔고는 47조6000억원이 넘는다. 문제는 작년 8월부터 외국인들의 채권 매입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자금 중 상당액이 무위험 재정거래로 차익을 챙기려는 투기성 단기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외국인들이 국고채와 통안채 1~2년물에 주로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1~2년물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매수자금이 국외로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 △조기 손절매 △조기 차익정산 △만기 차익정산의 세 가지 시나리오 중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해 차익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결국 올 8월부터 외국인 보유채권 중 상당액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일시에 정리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 일단 외국인들이 채권 투자자금을 회수하기보다는 또다시 차익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전망이다. 스와프 베이시스가 벌어져 있는 한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스와프 시장이 작년 하반기 수준으로 회복되면 차익거래 대신 채권 투자자금 회수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과 외화 유동성 부족 등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국내 시중은행의 외화자금줄 역할을 했던 일본계, 대만계 은행들의 분기 결산이 9월에 몰려 있어 달러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 변동성 커진 금융시장

= 최근 외환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하루에 20~30원이 움직일 정도로 변동성이 극에 달했다. 지난 3월 17일 달러 대비 원화값이 하루에 30원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도 하루 낙폭이 25.5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흑자를 보이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면서 시중에 달러가 부족하다 보니 조그만 물량이나 뉴스에도 외환시장이 춤을 추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환시장에서 하루에 20억달러가 빠져나가더라도 달러당 원화값이 5원 정도 떨어지는 정도였는데 최근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50원 넘게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변동성이 높아졌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4.88%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5.30%로 불과 2주 만에 4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